조선시대 연 이야기

최명희 원작 '혼불'에서는 "정월 보름이 지나고도 연을 날리면 '고리백정'이라고 욕을 듣는다"는 부분이 나온다. 실제로 과거에는 정월 대보름(음력 1월 15일)이 지나면 연날리기를 하지 않았다는데, 그렇게 된 사연이 재밌다.
과거 연날리기는 궁에서만 즐기는 궁중놀이였다. 그러던 어느날 궁에서 날린 정승의 연이 끊어져 한 농부가 이를 줍게 됐다. 농부는 연을 돌려 주러 갔으나 정승은 "자네가 가지고 가서 날리도록 하게나"라고 했다.
농부가 띄워보니 너무 재미있어 같은 연을 만들어 사람들과 날리게 됐고 결국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연날리는 재미에 빠져 농사는 점점 엉망이 됐다.
이 사실이 왕의 귀에까지 들어갔다. 왕은 신하들과 회의를 열었고 이때 한 신하가 "정월 대보름이 지나서 연을 띄우는 자는 '백정'이라 칭한다고 하면 어떠하겠습니까"라고 말했다. 왕은 다음날 바로 방을 붙이도록 했고 이때부터 대보름 이후에도 연을 날리면 '백정'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. 연 날리기에 빠져 한해 농사준비에 소홀할까 염려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전설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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